상가 건물 임차인의 원상복구 범위


변호사 김상균|[email protected]



1. 임차인의 원상복구의무

  임대차가 종료되면 임차인은 목적물을 원상으로 복구하여 임대인에게 반환해야 합니다(민법 제654조, 제615조). 임차인이 목적물을 개조, 수리하거나 인테리어를 하였다면 당연히 그 부분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상가 건물에서 임차인이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고 시설물 일체와 인테리어를 양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 임차인은 자신이 설비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원상복구를 거부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양수하여 사용한 시설이므로 철거하라고 맞서면서 분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재판에서 감정을 해보면 철거비, 폐기물 처리비, 자재비용, 인건비 등 원상복구 금액이 상당하므로 원상복구 범위는 매우 빈번하고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2. 판례 법리

  종전 대법원은 「임차인이 무도유흥음식점으로 경영하던 점포를 임차인이 소유자로부터 임차하여 내무시설을 개조 단장하였다면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하여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그것은 임차인이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임차인이 그가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의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0. 10. 30.선고 90다카12035 판결).」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전 임차인으로부터 커피전문점 영업을 양수하고 임대차하여 사용하다 임대차가 종료한 사안에서, 전 임차인이 설치한 것이라도 현 임차인이 철거하여 원상으로 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8. 30.선고 2017다268142 판결).

  결과만 놓고 보면, 두 판례가 상반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임차인의 원상복구 범위는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내용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ㆍ개별적으로 따져야 하는 것이므로 사실관계에 따라 충분히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커피전문점 판결문에서도 무도유흥음식점 판결은 사안이 서로 달라 그대로 원용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앞의 무도유흥음식점 판례의 경우 이미 무도유흥음식점으로 운영되던 점포이기는 하나, 현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임차 후 상당 부분 새로 개조하여 사용하였고 전 임차인과 현 임차인 사이의 사업권 양도 등의 관계가 나타나 있지 않아 별도의 임대차 계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뒤의 커피전문점 판례의 경우 영업 양도가 이루어졌고, 인테리어 거의 대부분이 전 임차인의 시설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며, 같은 상호로 계속 커피전문점을 운영하였고, 임대차 조건도 기존과 동일하여 법원은 임차권이 전전 양도되었다고 평가하였던 것입니다. 임차인의 지위를 물려받았으므로 기존 임차인의 원상복구의무도 부담하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참고로 위 커피전문점 판례에서 임차인은 인테리어가 건물에 부합되어 피고의 소유가 되었다는 주장도 하였으나, 법원은 임차인의 설비가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의 원상복구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3. 결론

  위에서 판례 법리를 소개하였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임대차계약서입니다. 대부분 상가 건물 임대차계약서에는 임대차 종료시 원상으로 복구한다는 내용만 있습니다. 사전에 건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원상복구 범위를 구체적으로 계약서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원상복구의 규모에 따라 월차임 등 계약 조건을 조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임대차계약서에 원상복구 기준으로 건물 도면을 첨부하기도 합니다. 만약 구체적 약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임대차 종료시 분쟁이 발생한다면 즉시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1.